Chapter 09

초점거리와 화각

렌즈에 적힌 "24-70mm", "85mm" 같은 숫자가 초점거리입니다. 초점거리는 얼마나 넓게(또는 좁게) 보이는지, 즉 화각을 정합니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망원은 배경을 압축한다", "광각은 얼굴을 왜곡한다"는 사실 초점거리가 아니라 다른 것 때문입니다. 이 장에서 그 정체를 밝힙니다.

초점거리 = 얼마나 크게 확대하는가

초점거리(Focal Length)는 무한히 먼 곳에 초점을 맞췄을 때 렌즈(정확히는 주점)에서 센서까지의 거리입니다. 초점거리가 길수록 상이 크게 맺혀서, 같은 크기의 센서에는 장면의 좁은 부분만 담깁니다. 센서가 담는 각도를 화각(Angle of View)이라 합니다.

$$\text{화각} = 2\arctan\frac{\text{센서 폭}}{2f}$$
풀프레임(폭 36 mm)에서 50 mm는 가로 약 40°, 24 mm는 74°, 200 mm는 10°. 초점거리를 2배로 하면 화각은 대략 절반이 되고, 같은 거리의 물체는 2배 크게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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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링을 돌려 보세요

센서
가로 화각—
35 mm 환산—
분류—
아래 그림은 위에서 내려다본 화각입니다. 카메라는 제자리에 있고 초점거리만 바꿉니다. 센서를 작은 것으로 바꾸면 같은 렌즈인데도 화각이 좁아집니다. 폰 메인 카메라의 실제 초점거리는 6~7 mm 남짓이지만 환산하면 24~26 mm 광각입니다.
35 mm 환산분류느낌과 주 용도
14~24 mm초광각·광각넓은 풍경, 실내, 건축.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작게(원근 과장)
28~35 mm준광각스냅, 거리 사진, 스마트폰 기본 카메라 근처
40~58 mm표준사람 눈의 '주의를 기울이는 범위'와 비슷한 자연스러운 원근
70~135 mm중망원인물(85 mm가 대표), 무대, 디테일
200 mm 이상망원·초망원스포츠, 야생, 새, 달

크롭 팩터와 '환산 초점거리'

같은 50 mm 렌즈라도 작은 센서에 끼우면 센서가 상의 가운데만 잘라(crop) 보므로 화각이 좁아집니다. 그래서 작은 센서 카메라에서는 실제 초점거리에 크롭 팩터를 곱한 35 mm 환산 초점거리로 화각을 이야기합니다. APS-C(×1.5)에 50 mm를 끼우면 풀프레임 75 mm와 비슷한 화각입니다.

렌즈가 바뀌는 게 아니다크롭은 '확대'가 아니라 '잘라내기'입니다. 50 mm 렌즈의 원근감, 렌즈 자체의 성질은 그대로이고 센서가 가장자리를 버릴 뿐입니다. 그래서 APS-C의 50 mm는 풀프레임 75 mm와 화각은 같아도 심도는 다릅니다(3장의 등가 조리개).

원근감은 '거리'가 만든다

망원으로 찍은 사진은 배경이 피사체 바로 뒤에 바짝 붙은 것처럼 '압축'되어 보이고, 광각으로 찍은 사진은 가까운 것과 먼 것의 크기 차이가 과장됩니다. 그래서 흔히 렌즈가 원근감을 바꾼다고 말하지만, 사실 원근감을 정하는 것은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거리뿐입니다.

망원으로 찍을 때는 같은 크기로 담으려고 멀리 물러나게 되고, 광각으로 찍을 때는 다가가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피사체(5 m → 50 m)와 배경(50 m → 95 m)의 거리 비율이 1에 가까워져 크기 차이가 줄어듭니다. 이것이 압축의 정체입니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피사체 크기 유지'를 켜고 거리를 바꿔 보세요. 영화의 유명한 기법 돌리 줌(Dolly Zoom, 버티고 효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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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 줌: 압축 효과의 진짜 원인

인물의 크기는 그대로인데, 뒤의 나무와 건물은 거리를 늘릴수록(망원) 커지고 가까워 보입니다. '피사체 크기 유지'를 끄고 거리만 그대로 둔 채 초점거리를 바꾸면? 사진 전체가 같은 비율로 커질 뿐, 인물과 배경의 크기 비는 변하지 않습니다. 즉 같은 자리에서 찍은 광각 사진의 가운데를 잘라내면 망원 사진과 원근감이 똑같습니다.

셀카의 큰 코, 인물은 85 mm

같은 원리로, 얼굴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 찍으면 카메라에 가까운 코는 크게, 먼 귀는 작게 찍힙니다. 팔 길이(약 40 cm)에서 찍는 셀카에서 코가 커 보이고 얼굴이 길쭉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1.5~3 m쯤 떨어지면 이 차이가 거의 사라지고, 그 거리에서 상반신이 화면을 채우는 초점거리가 85 mm 안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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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거리와 얼굴 비율

같은 얼굴 크기 위한 초점거리—
코 확대율(귀 대비)—
코끝은 귀보다 약 10 cm 카메라에 가깝습니다. 30 cm 거리에서는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커서 코가 귀보다 1.6배 이상 확대되지만, 2 m에서는 약 1.06배로 거의 자연스럽습니다. 얼굴 크기를 맞추려 초점거리는 자동으로 바뀝니다.

줌렌즈 vs 단렌즈

줌렌즈 (예: 24-70mm F2.8)단렌즈 (예: 35mm F1.4)
장점렌즈 하나로 다양한 화각, 상황 대응이 빠름밝음(작은 F값), 작고 가벼움, 대체로 선명, 저렴한 것도 많음
단점크고 무거움, 밝은 줌은 비쌈, 최대 개방이 어두운 경우가 많음화각을 바꾸려면 직접 걸어야 함('발줌')
추천여행, 행사, 처음 렌즈인물, 실내, 야간, 사진 공부

스마트폰의 '줌'은 대부분 서로 다른 초점거리의 카메라 여러 개를 바꿔 쓰는 방식이고, 그 사이 배율은 디지털로 잘라내 채웁니다(15장). 디지털 줌은 크롭과 같으므로 화소가 줄어들 뿐 원근감은 같은 자리 광각과 똑같습니다.

렌즈 왜곡

이상적인 렌즈는 직선을 직선으로 찍지만, 실제 렌즈는 화면 가장자리에서 직선이 휩니다. 바깥으로 부푸는 배럴 왜곡은 광각에서, 안으로 오므라드는 핀쿠션 왜곡은 망원에서 흔합니다. 요즘은 카메라나 현상 프로그램이 렌즈 정보를 이용해 자동으로 펴 주며, 스마트폰 광각의 '왜곡 보정' 옵션도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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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핀쿠션 왜곡과 보정

보정은 휜 상을 반대로 휘어 펴는 작업입니다. 배럴 왜곡을 펴면 귀퉁이에 있던 내용이 화면 밖으로 밀려나 잘리므로, 보정된 광각 사진은 원래보다 화각이 약간 좁아집니다. 핀쿠션 왜곡을 펴면 반대로 가장자리가 비어서 조금 확대해 잘라내야 합니다. 점선은 찍힌 원본 테두리가 보정 후 놓이는 위치입니다. 어안 렌즈는 이 왜곡을 일부러 극대화해 180° 가까이 담는 렌즈입니다.
건물이 뒤로 넘어가 보이는 것은 왜곡이 아니다높은 건물을 올려다보며 찍으면 세로선이 위로 모입니다. 이는 렌즈 왜곡이 아니라 카메라를 기울인 데서 오는 원근(키스톤)입니다. 카메라를 수평으로 두고 찍은 뒤 위를 잘라내거나, 시프트 렌즈를 쓰거나, 후보정의 원근 보정으로 바로잡습니다.

핵심 정리

  1. 초점거리가 길수록 화각이 좁고 크게 찍힌다. 화각 = 2·arctan(센서폭/2f).
  2. 작은 센서는 같은 렌즈로 더 좁게 본다. 화각 비교에는 35 mm 환산 초점거리를 쓴다.
  3. 원근감(압축·과장)은 촬영 거리가 정한다. 망원은 멀리서 찍게 만들 뿐이다.
  4. 인물은 1.5~3 m 거리가 자연스럽고, 그 거리에서 화면을 채우는 렌즈가 85 mm 안팎이다.
  5. 광각은 배럴, 망원은 핀쿠션 왜곡이 흔하고 프로파일로 보정한다. 위로 모이는 건물선은 왜곡이 아니라 기울인 원근이다.

확인 퀴즈

마이크로 포서드(크롭 2.0) 카메라에 25 mm 렌즈를 끼웠다. 풀프레임 기준으로 비슷한 화각은?

환산 초점거리 = 25 × 2.0 = 50 mm.

멀리 있는 산이 인물 뒤에 크게 '압축'되어 보이는 사진을 찍고 싶다. 핵심은?

압축은 촬영 거리가 멀어질 때 생긴다. 멀리서 찍으면서 인물을 적당히 크게 담으려니 망원이 필요한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24 mm로 찍은 사진의 가운데를 잘라 확대한 것과 100 mm로 찍은 사진의 원근감 비교로 옳은 것은?

같은 위치 = 같은 원근. 초점거리는 '어디까지 담는가'만 정한다.

광각으로 찍은 사진에서 화면 가장자리의 직선이 바깥으로 불룩하게 휘었다. 이 현상은?

통(barrel)처럼 바깥으로 부푸는 왜곡이다. 광각 렌즈에서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