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5

ISO와 노이즈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자글자글한 이유를 많은 사람이 "ISO를 올려서"라고 말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진짜 원인은 빛이 모자라서이고, ISO는 그 모자란 빛을 밝게 키워 보여 주었을 뿐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어두운 곳에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ISO는 볼륨 다이얼이다

필름 시절의 ISO(ASA)는 필름 자체의 감도였습니다. ISO 400 필름은 ISO 100 필름보다 빛에 4배 민감하게 화학적으로 만들어졌죠.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감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센서가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디지털의 ISO는 센서에서 나온 약한 전기 신호를 얼마나 증폭해서 숫자로 바꿀지를 정하는 설정입니다. 라디오의 볼륨 다이얼과 같습니다.

라디오 전파가 약하면 볼륨을 올려야 들리지만, 그러면 '지지직' 하는 잡음도 함께 커집니다. 잡음은 볼륨이 만든 것이 아니라 원래 약한 전파에 섞여 있던 것입니다. 사진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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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실내에서 ISO 올리기

노출—
픽셀당 빛 알갱이(중간 회색)—
신호 대 잡음비(SNR)—
장면은 저녁의 거실 정도(EV 6)이고 조리개는 f/2.8로 고정입니다. 셔터를 느리게 하면 빛이 늘어 노이즈가 줄지만 손떨림이 걱정됩니다. ISO를 올리면 밝아지지만 빛 알갱이 수는 그대로라 거칠어집니다. 같은 밝기라면 '빛 알갱이 수'가 화질을 결정한다는 점에 주목하세요.

노이즈의 정체: 빛 알갱이의 들쭉날쭉

빛은 '광자'라는 알갱이로 되어 있습니다. 같은 밝기의 벽을 찍어도 각 픽셀에 떨어지는 광자 수는 비가 내릴 때 빗방울이 고르지 않듯 무작위로 들쭉날쭉합니다. 평균 100개가 떨어진다면 어떤 픽셀은 90개, 어떤 픽셀은 110개를 받습니다. 이 들쭉날쭉함이 광자 샷 노이즈(Photon Shot Noise)이고, 일상적인 사진 노이즈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text{노이즈} = \sqrt{N}, \qquad \text{SNR} = \frac{N}{\sqrt{N}} = \sqrt{N}$$
\(N\): 픽셀이 받은 평균 광자(전자) 수. 빛이 4배가 되면 노이즈는 2배로 늘지만 신호가 4배라서 SNR(깨끗함)은 2배가 된다. 빛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깨끗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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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알갱이로 그림 그리기

밝은 부분 평균—
들쭉날쭉(표준편차)—
SNR—
왼쪽은 각 픽셀이 받은 광자 수를 밝기로 표시한 것입니다(평균에 맞춰 밝기를 자동으로 키움 = ISO 증폭). 광자가 1~3개일 때는 그림을 알아보기 어렵고, 1,000개쯤 모이면 매끈해집니다. 광자 수가 4배가 될 때마다 SNR이 2배가 되는 것을 확인해 보세요.

여기에 센서 회로 자체의 잡음(읽기 노이즈)과, 센서가 따뜻해지면 늘어나는 암전류 노이즈가 더해집니다. 하지만 밝은 부분에서는 샷 노이즈가 압도적이고, 회로 잡음은 아주 어두운 그림자에서만 드러납니다. 노이즈의 물리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SensorBook 7장을 참고하세요.

ISO 불변성: ISO를 올리지 않고 나중에 밝히면?

ISO가 증폭일 뿐이라면, ISO 100으로 어둡게 찍고 나중에 컴퓨터에서 밝혀도 같지 않을까요? 최신 센서에서는 거의 같습니다. 이런 성질을 ISO 불변성(ISO Invariance)이라 합니다. 다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카메라 안의 아날로그 증폭은 회로 잡음이 끼어들기 전에 신호를 키우므로, 아주 어두운 그림자에서는 ISO를 올려 찍은 쪽이 조금 더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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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6400 vs ISO 100 + 후보정

두 사진 모두 센서가 받은 빛은 같습니다(같은 조리개·셔터). 왼쪽은 카메라에서 ISO를 올렸고, 오른쪽은 ISO 100으로 찍어 RAW 현상에서 같은 만큼 밝혔습니다. 큰 차이는 '빛'이 정하고, ISO는 그림자 속 잡음에서 작은 차이만 만듭니다. 반면 노출 부족이 8스톱쯤 되면 둘 다 쓸 수 없게 됩니다.
실전 원칙: 빛을 먼저, ISO는 나중에노이즈를 줄이는 유일한 근본 방법은 센서에 빛을 더 많이 넣는 것입니다. 조리개를 열고, 흔들리지 않는 한계까지 셔터를 느리게 하고, 그래도 어두우면 그때 ISO를 올리세요. "ISO가 무서워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어둡게 찍고 밝히면 같은 노이즈에 하이라이트 여유만 낭비하게 됩니다.
듀얼 네이티브 ISO일부 카메라(특히 영상용)는 픽셀 회로에 두 가지 '변환 이득'을 두어, 예컨대 ISO 800 이상에서 회로 잡음이 확 줄어드는 두 번째 기준 ISO를 가집니다. 이런 카메라는 ISO 640보다 ISO 800이 오히려 깨끗할 수 있습니다. 사양표의 '듀얼 베이스 ISO'를 확인하세요.

센서 크기와 노이즈, 그리고 노이즈 감소

같은 장면을 같은 화각·같은 F값·같은 셔터로 찍으면, 큰 센서는 면적이 넓은 만큼 전체적으로 더 많은 광자를 모읍니다. 사진을 같은 크기로 볼 때 노이즈를 결정하는 것은 이 '전체 광자 수'입니다. 풀프레임이 스마트폰보다 약 3~4스톱 깨끗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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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크기 × 노이즈 감소

센서
노이즈 감소(NR)를 강하게 걸면 자글자글함은 사라지지만 머리카락과 셔츠 줄무늬 같은 미세한 디테일도 함께 뭉개져 '수채화'처럼 됩니다. 스마트폰은 이 문제를 여러 장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피합니다(15장).

Auto ISO 똑똑하게 쓰기

요즘 카메라의 Auto ISO는 꽤 영리합니다. 특히 M(수동) 모드에서 조리개와 셔터를 원하는 값으로 고정하고 ISO만 자동으로 두면, 표현은 내가 정하고 밝기는 카메라가 맞춰 주는 아주 실용적인 조합이 됩니다(6장). 설정에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설정의미권장
최대 ISO자동으로 올라갈 상한카메라가 '쓸 만하다'고 느끼는 한계(풀프레임 6400~12800, APS-C 3200~6400)
최저 셔터 속도이보다 느려지기 전에 ISO를 먼저 올림'자동'(초점거리 연동) 또는 움직이는 피사체면 1/250 이상
노출 보정M 모드 + Auto ISO에서도 밝기 조절역광·설경에서 ±로 활용
상황대략의 ISO (풀프레임)
맑은 야외100~200
흐린 날, 그늘200~800
밝은 실내, 카페800~3200
저녁 실내, 공연장, 실내 스포츠3200~12800
삼각대 없는 야경1600~6400
삼각대 야경·풍경100 (셔터를 길게)

핵심 정리

  1. 디지털 ISO는 센서 감도가 아니라 신호 증폭이다. 빛을 늘리지 않는다.
  2. 노이즈의 주범은 광자 샷 노이즈. SNR = √(광자 수). 빛 4배 → 2배 깨끗.
  3. 최신 센서는 거의 ISO 불변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빛을 받았나'이고, 노출을 아끼면 손해다.
  4. 큰 센서는 같은 조건에서 더 많은 빛을 모아 노이즈가 적다. 노이즈 감소는 디테일과 맞바꾸는 것이다.
  5. M 모드 + Auto ISO + 최저 셔터 속도 설정은 실전에서 가장 유용한 조합 중 하나다.

확인 퀴즈

디지털 카메라에서 ISO를 100에서 1600으로 올리면 실제로 무엇이 바뀌는가?

센서의 광전 변환 효율은 고정이다. ISO는 증폭률(이득)이다.

픽셀이 받는 평균 광자 수가 100개에서 400개로 늘면 SNR은?

SNR = √N. √400/√100 = 20/10 = 2배.

어두운 실내에서 같은 조리개로 찍는다. 노이즈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노이즈를 줄이는 근본 방법은 센서에 들어가는 빛을 늘리는 것이다. 어둡게 찍고 밝히면 빛은 그대로이므로 노이즈도 그대로다.

카메라의 노이즈 감소(NR)를 '강'으로 설정했을 때의 부작용은?

노이즈 감소는 주변 픽셀과 평균을 내는 방식이라 노이즈와 함께 진짜 디테일도 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