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6

촬영 모드와 측광

카메라 위의 모드 다이얼에는 Auto, P, A, S, M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글자들은 "노출 삼각형 중 무엇을 내가 정하고, 무엇을 카메라에 맡길까"의 선택지입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밝기를 정할 때 쓰는 기준, 즉 측광을 이해하면 카메라가 왜 가끔 엉뚱한 밝기로 찍는지, 그때 어떻게 바로잡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모드 다이얼: 누가 무엇을 정하나

모드내가 정함카메라가 정함이럴 때
Auto(거의 없음)조리개·셔터·ISO·플래시·WB 전부남에게 카메라를 건넬 때
P 프로그램노출 보정, ISO, (프로그램 시프트)조리개·셔터 조합스냅, 빠르게 대응할 때
A / Av 조리개 우선조리개셔터인물(배경 흐림), 풍경(심도) — 가장 많이 쓰임
S / Tv 셔터 우선셔터조리개스포츠, 아이, 패닝, 흐름 표현
M 수동조리개·셔터 (ISO)없음(노출계는 안내만)조명이 일정한 곳, 야경, 스튜디오, 파노라마

캐논은 조리개 우선을 Av, 셔터 우선을 Tv라고 표기하고, 니콘·소니·후지 등은 A, S라고 표기합니다. 기능은 같습니다.

SIMULATOR

모드 다이얼 가상 카메라

모드 다이얼
회색 '자동' 표시가 붙은 값은 카메라가 정합니다. ① A 모드에서 조리개를 돌리면 셔터가 따라 움직입니다. ② S 모드에서 1/4000을 고르고 장면을 어둡게 하면 조리개가 한계(f/1.4)에 닿아 노출 부족 경고가 뜹니다. 이때 Auto ISO를 켜 보세요. ③ M 모드에서는 화면 아래 노출 막대가 '얼마나 벗어났는지'만 알려 줍니다.
P 모드의 숨은 기능: 프로그램 시프트P 모드에서 다이얼을 돌리면 밝기는 그대로 둔 채 조리개·셔터 조합만 바뀝니다. 카메라가 고른 f/5.6 · 1/250이 마음에 안 들면 f/2.8 · 1/1000이나 f/11 · 1/60으로 '밀어서' 쓸 수 있습니다. 사실상 A·S 모드를 순간적으로 오가는 셈입니다.

카메라는 세상을 회색으로 본다

카메라의 노출계는 장면에서 반사되어 오는 빛의 양을 잽니다. 그런데 이 빛의 양만으로는 '밝은 물체가 어둡게 비친 것'인지 '어두운 물체가 밝게 비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하얀 눈밭과 회색 아스팔트를 다르게 대할 방법이 없는 거죠. 그래서 노출계는 단순한 가정을 합니다. "이 장면은 평균하면 중간 회색(반사율 약 18%)이다."

대부분의 장면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섞여 평균이 중간 회색 근처라서 이 가정이 잘 맞습니다. 하지만 장면 대부분이 하얗거나(눈밭, 해변, 흰 벽) 검으면(검은 무대, 밤 거리) 카메라는 그것을 회색으로 만들려고 하다가 틀립니다.

SIMULATOR

측광 실험실

장면
측광 모드
측광 영역의 평균 밝기—
카메라가 정한 노출(장면 기준)—
이상적인 노출과의 차이—
스팟 측광일 때는 사진을 클릭해 측광 지점을 옮길 수 있습니다. ① '눈밭'에서 평가 측광 결과가 회색으로 칙칙합니다. 노출 보정을 +1.7 정도 주면 하얀 눈이 됩니다. ② '검은 무대'는 반대로 −1.7. ③ '창가 역광'에서 얼굴에 스팟 측광을 하면 얼굴은 살지만 창밖이 하얗게 날아갑니다.
"하얀 건 플러스, 검은 건 마이너스"노출 보정의 오래된 격언입니다. 하얀 피사체가 화면을 채우면 +1~+2스톱, 검은 피사체가 화면을 채우면 −1~−2스톱. 직관과 반대처럼 느껴지지만, '카메라가 회색으로 만들려는 것을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세 가지 측광 모드

평가 / 멀티화면 전체를 수백 구역으로 나눠 분석밝기 분포, 초점 위치, 얼굴 인식, 색까지 고려해 '그럴듯한' 노출을 고른다. 대부분 상황의 기본값.
중앙중점화면 가운데를 60~80% 비중으로필름 시절부터 쓰인 예측 가능한 방식. 피사체를 가운데 두는 인물 사진에 무난.
스팟화면의 1~5% 작은 점만역광 인물의 얼굴, 무대 위 가수처럼 '이 부분만은 정확히' 맞춰야 할 때. 정확하지만 실수하기도 쉽다.

최신 카메라의 평가 측광은 매우 똑똑해서, 얼굴을 인식하면 얼굴 밝기를 우선하고 하늘이 날아가지 않도록 조금 어둡게 잡기도 합니다. 그래도 눈밭이나 무대처럼 '장면 자체가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경우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 판단을 반영하는 도구가 노출 보정입니다.

노출 보정과 AE 잠금

노출 보정(Exposure Compensation)은 "카메라야, 네가 고른 밝기에서 이만큼 더(덜) 밝게"라고 말하는 다이얼입니다. ±버튼이나 전용 다이얼로 1/3스톱씩 조절합니다. P·A·S 모드에서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정하는 값(A면 셔터, S면 조리개)이 그만큼 바뀝니다. M 모드에서는 Auto ISO를 켰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AE 잠금(AE-L, Auto Exposure Lock)은 지금 측광한 노출을 고정하는 버튼입니다. 예를 들어 역광 인물을 찍을 때, 얼굴을 화면 가득 채워 측광하고 AE-L을 누른 뒤, 구도를 다시 잡아 찍으면 배경이 바뀌어도 얼굴 기준 노출이 유지됩니다. 많은 카메라에서 셔터 반누름도 AE를 잠급니다(설정에 따라 다름).

미러리스라면 화면을 믿어라미러리스와 스마트폰은 화면(EVF)에 보이는 밝기가 결과물과 같습니다(노출 미리보기 기능이 켜져 있을 때). 거기에 7장의 히스토그램까지 보면, 측광 이론을 몰라도 노출을 크게 틀릴 일이 없습니다. 측광을 이해하는 것은 '카메라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알고 빠르게 고치기 위함입니다.

핵심 정리

  1. A(Av)는 조리개를, S(Tv)는 셔터를 내가 정하고 나머지는 카메라가 맞춘다. M은 모두 내가 정하고 노출계는 안내만 한다.
  2. 노출계는 장면 평균을 중간 회색(18%)으로 맞추려 한다. 그래서 눈밭은 어둡게, 검은 배경은 밝게 찍힌다.
  3. 하얀 장면은 +, 검은 장면은 − 노출 보정.
  4. 평가 측광은 기본, 중앙중점은 예측 가능, 스팟은 특정 부분을 정확히.
  5. AE-L로 측광값을 고정하고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미러리스에서는 화면과 히스토그램이 가장 확실한 노출계다.

확인 퀴즈

인물 사진에서 배경을 흐리게 하고 싶다. 가장 적합한 모드와 설정은?

배경 흐림은 조리개가 결정한다. 조리개를 고정하고 셔터는 카메라가 맞추게 하는 A(Av) 모드가 적합하다.

새하얀 눈밭을 평가 측광으로 그냥 찍었더니 회색으로 칙칙하다. 해결책은?

노출계가 흰 눈을 18% 회색으로 만들려고 어둡게 찍은 것이다. + 보정으로 원래 밝기를 되찾는다. (A 모드라면 ISO를 낮춰도 셔터가 자동으로 늘어나 밝기는 그대로다.)

S 모드에서 1/2000로 고정하고 해 질 녘에 찍는데 화면에 조리개 값이 깜박인다. 무슨 뜻일까?

카메라가 맞출 수 있는 조리개 범위를 벗어났다는 경고다. 셔터를 느리게 하거나 ISO(또는 Auto ISO)를 올려야 한다.

무대 위 조명을 받은 가수를 찍는데 배경은 새까맣다. 가장 정확한 측광 방법은?

검은 배경이 평균을 끌어내려 평가 측광은 과다 노출이 되기 쉽다. 밝게 비친 얼굴만 정확히 재는 스팟 측광이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