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RAW와 JPEG

셔터를 누르는 순간 센서가 기록한 것은 아직 '사진'이 아닙니다. 빨강·초록·파랑 중 한 색만 잰 밝기 값들의 바둑판일 뿐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보는 사진으로 만드는 과정을 필름 시절 용어를 빌려 현상이라 부릅니다. JPEG은 카메라가 현상까지 끝낸 결과물이고, RAW는 현상 전의 원본입니다.

카메라 안의 현상소

센서의 픽셀 위에는 빨강·초록·파랑 필터가 바둑판처럼 깔려 있어서(베이어 패턴), 각 픽셀은 한 가지 색의 밝기만 압니다. 카메라의 처리 엔진은 1초에도 수십 장씩 다음 과정을 거쳐 JPEG을 만듭니다.

RAW 12~14비트 여기까지가 RAW 파일 디모자이크빈 색 채우기 화이트 밸런스10장 색 변환센서색→sRGB 톤 커브·감마픽처 스타일 NR·샤프닝5장 8비트로 줄이기256단계 JPEG 압축손실 압축 JPEG: 이 모든 결정이 '구워져' 되돌릴 수 없다 · RAW: 나중에 컴퓨터에서 다시 결정
그림 11-1. 카메라 내부 현상 과정(간략화). 세부 원리는 SensorBook 10장 ISP 파이프라인 참고.
JPEGRAW
상태완성된 사진현상 전 원본 데이터
밝기 단계채널당 8비트(256단계)12~14비트(4,096~16,384단계)
WB·스타일찍을 때 확정나중에 자유롭게 변경(무손실)
하이라이트·그림자 여유적음보통 1~2스톱 이상 더 있음
파일 크기(24MP)6~12 MB25~50 MB
바로 공유가능현상 프로그램 필요

비트 심도: 계단 수의 차이

8비트 JPEG은 각 색을 256단계로, 14비트 RAW는 16,384단계로 기록합니다. 그냥 볼 때는 256단계로도 충분합니다. 차이는 크게 편집할 때 드러납니다. 어둡게 찍힌 하늘을 4스톱 밝히면, 8비트에서는 원래 수십 단계로 표현되던 부분을 256단계로 늘려야 하므로 계단이 보입니다. 이것이 밴딩(Banding, 계조 끊김)입니다.

SIMULATOR

어두운 노을 하늘 밝히기

파일 형식
아래 히스토그램을 보세요. 8비트 원본을 크게 밝히면 막대 사이에 빈틈이 생긴 '빗살' 히스토그램이 됩니다. 비어 있는 밝기 단계가 화면에서 띠(밴딩)로 보이는 것입니다. 14비트 RAW는 같은 편집에도 매끈합니다.

날아간 하늘 되살리기

하얗게 날아간 하늘을 JPEG에서 어둡게 하면 회색 덩어리가 될 뿐입니다. 255로 잘린 값은 원래 얼마였는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RAW는 센서가 실제로 포화되기 전까지의 정보를 담고 있고, 카메라 JPEG은 보통 그보다 조금 일찍 흰색으로 처리하므로, RAW에는 JPEG에서 '날아간' 부분의 정보가 1스톱 안팎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SIMULATOR

하이라이트 복구: JPEG vs RAW

파일
하늘이 1.5스톱 과다로 찍혔습니다. 하이라이트를 내리면 JPEG은 구름 대신 칙칙한 회색 면이 되고, RAW는 구름의 결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RAW도 센서가 포화된 곳(노출 과다 3스톱 근처)은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RAW 촬영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지켜야 합니다(7장 ETTR).
RAW가 특히 빛나는 순간① 역광·노을처럼 밝기 범위가 넓을 때 ② 혼합광이나 판단이 어려운 WB ③ 노출을 실수했을 때 ④ 결혼식처럼 다시 찍을 수 없는 행사. 반대로 연사가 중요한 스포츠, 바로 보내야 하는 보도·SNS, 저장 공간이 빠듯할 때는 JPEG이 실용적입니다. 고민되면 RAW+JPEG을 동시에 기록하세요.

JPEG 압축은 무엇을 버리나

JPEG은 사람 눈이 둔감한 정보를 골라 버려서 파일을 1/10 이하로 줄입니다. ① 눈은 색 변화보다 밝기 변화에 민감하므로 색 정보를 절반 해상도로 줄이고, ② 사진을 8×8 픽셀 블록으로 나눠 '촘촘한 무늬' 성분을 거칠게 저장합니다. 화질 설정을 낮출수록 더 많이 버리고, 블록 경계와 윤곽선 주변의 얼룩(블록·링잉 노이즈)이 생깁니다.

SIMULATOR

JPEG 화질 슬라이더 (실제 8×8 DCT 압축)

남긴 주파수 계수—
추정 크기(원본 대비)—
카메라의 '파인/엑스트라 파인'은 품질 90~97 정도로, 눈으로는 원본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품질 30 이하에서는 하늘에 블록이, 셔츠 줄무늬 주변에 얼룩이 생깁니다. JPEG을 편집하고 다시 저장할 때마다 손실이 누적된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형식특징
JPEG8비트, 손실 압축. 어디서나 열림
HEIF/HEIC10비트, 같은 화질에 JPEG의 약 절반 크기. 아이폰·최신 카메라 기본. 호환성은 JPEG보다 낮음
RAW (CR3, NEF, ARW, RAF, DNG…)제조사별 원본. DNG는 어도비가 만든 공개 RAW 형식(일부 스마트폰도 사용)
압축 RAW무손실 압축(화질 동일, 크기 약 60%), 손실 압축(눈에 띄지 않는 수준, 크기 약 40%)

핵심 정리

  1. JPEG은 카메라가 디모자이크·WB·색·톤·NR·압축까지 마친 결과, RAW는 현상 전 원본이다.
  2. 8비트 JPEG은 크게 편집하면 밴딩이 생긴다. RAW는 12~14비트라 여유가 크다.
  3. RAW는 JPEG에서 날아간 하이라이트를 1스톱 안팎 되살릴 수 있지만, 센서가 포화된 곳은 RAW도 불가능하다.
  4. JPEG 압축은 색 해상도와 고주파 성분을 버린다. 품질을 낮추면 블록·링잉이 생기고, 재저장할수록 누적된다.
  5. 고민되면 RAW+JPEG. 공유는 JPEG/HEIF, 보관과 보정은 RAW.

확인 퀴즈

RAW 파일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센서 픽셀이 포화(풀웰)된 곳은 RAW에도 정보가 없다. RAW의 여유는 JPEG이 일찍 잘라낸 부분에 한정된다.

어둡게 찍힌 JPEG의 하늘을 크게 밝혔더니 둥근 띠무늬가 보였다. 이 현상과 원인은?

적은 계조로 기록된 영역을 늘리면 중간 단계가 없어 계단(띠)이 보인다.

JPEG 압축이 사람 눈의 특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옳은 것은?

눈은 밝기보다 색 변화, 큰 무늬보다 미세한 무늬에 둔감하다. JPEG은 그 부분부터 버린다.

초당 20연사로 축구 경기를 오래 찍어야 하고, 사진은 경기 직후 바로 전송해야 한다. 알맞은 형식은?

파일이 작아 버퍼가 덜 차고(12장) 바로 공유할 수 있다. 보정 여유보다 속도가 중요한 상황이다.